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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 삶

참감람나무와 돌감람나무

"또한 가지 얼마가 꺾이었는데 돌감람나무인 네가 그들 중에 접붙임이 되어 참감람나무 뿌리의 진액을 함께 받는 자가 되었은즉" (롬 11:17)

로마서에는 바울의 '참감람나무(올리브나무)와 돌감람나무(야생 올리브나무)'에 관한 비유가 나옵니다. 참감람나무는 이스라엘인을 가리키고 돌감람나무는 이방인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구절의 접붙이는 방법이 실제 접붙이는 방법과 상이하여 논란이 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주목(主木)과 관계없이 접목(接木)의 열매가 맺히게 됩니다. 위의 말씀과 같은 경우에 참감람나무에 돌감람나무를 접붙였기 때문에 그 열매는 돌감람나무의 열매가 맺히게 됩니다. 참감람나무 열매가 맺히기 위해서는 반대로 접붙이기를 해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이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그래서 이 비유는 이치에 맞지 않는 비유가 아니냐는 지적들이 있습니다.

자료들을 찾아보니 혹자는 바울은 도시(다소) 출신으로 농촌에 관하여 잘 모르고, 가말리엘 문하생으로 공부만한 지식인이어서 원예에 대하여는 잘 알지 못하여 비유를 잘못 사용한 것 같다고 이야기 합니다.  또 다른 사람은 감람나무는 일반적인 접붙이기와 달리 참감람나무에 돌감람나무를 접붙이면 참감람나무 열매가 맺는다고 주장하는 분도 계셨지만 여러 자료들을 찾아봐도 그것은 사실이 아닌 것 같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성경에 오류가 있다는 식으로 결론을 낼 수도 있습니다. 이 구절을 포함하여 연관된 구절들을 살펴보면 참감람나무의 열매가 좋은 열매이고 돌감람나무의 열매가 나쁜 열매라는 주장도 없고 좋은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말도 없습니다. 사실은 열매에 관한 아무런 언급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열매를 언급하지 않은 것을 통하여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이야기는 열매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가지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참감람나무 가지는 이스라엘인, 돌감람나무의 가지는 이방인이라는 전제하에 접붙이기를 통하여 뿌리의 진액을 받을 수 있는 가지가 어떤 가지인지에 대하여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열매를 맺는 것과 관계 있다고 하더라도 돌감람나무 가지에게 참감람나무의 열매를 요구하거나 참감람나무 가지에 돌감람나무의 열매를 요구하는, 특정 나무의 열매를 강요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참감람나무 가지는 참감람나무 열매를 돌감람나무 가지는 돌감람나무의 열매를 맺으면 되는 것입니다.

바울은 이스라엘인과 이방인이 어떻게 뿌리와 연결되어 있는 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24절에는 이미 꺾어버린 참감람나무를 다시 원래의 참감람나무에 접붙이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물론 가능한 이야기지만 일반적으로 이미 잘라버린 가지를 제 자리에 붙일 이유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결국 이스라엘인이건 이방인이건 순종하는 자들은 쓰임받고 불순종하는 자들은 버림받을 수 있음을 접붙이는 방식을 빌어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