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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 노래 리뷰

브루클린 테버네클 콰이어(The Brooklyn Tabernacle Choir)의 Light of The World

크리스마스 뮤지컬

브루클린 테버네클 콰이어의  크리스마스 앨범은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앨범으로 두 말 할 필요없는 최고의 합창, 심혈을 기울인 편곡 그리고 기존에 있는 곡들만 모아서 만든 앨범이 아니라 지휘자 캐롤 심발라가 보컬 편곡을 했고 또 직접 곡을 쓰기도 했습니다. 남편인 짐 심발라 목사는 뮤지컬 형식인 이 앨범의 나레이션을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음악과 나레이션이 함께하는 이런 형식을 주로 '칸타타'라고 부르지만 미국에서는 그냥 뮤지컬이라 부릅니다. 음반에서는 나레이션이 나오지 않고 악보집에는 나레이션 텍스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악보집에는 'A Christmas Musical'이란 부제가  붙어있습니다.

앨범의 구성

첫 곡 'It's Christmas'는 주위의 풍경들을 묘사하며 이제 크리스마스임을 알립니다. 'Winter Wonderland'라는 캐롤곡이 삽입되어 있고 곡 중간 중간 짧게 삽입되는 캐롤인 '징글벨'의 오케스트레이션 연주가 들을거리를 더해주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서곡입니다.


뒤이어 나오는 'Carol Medley'는 1분 50초간 진행되는 전주의 스트링 편곡과 우드윈드(Woodwind: 목관악기)소리와 함께 친숙한 캐롤 메들리가 크리스마스 이브 행사를 보려고 큰 교회당에 앉아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메들리 한 곡 한곡의 편곡이 놀라우리만큼 공을 들인 흔적도 엿보입니다.

'Peace on Earth'라는 곡은 경쾌한 레게(Reggae)리듬으로 시작되는데 합창곡에 파격적으로 레게 음악을 접목시킨 것은 BTC가 경직된 합창단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삽입곡으로 나오는 '기뻐하며 경배하세'(Joyful, Joyful, We adore Thee) 편곡도 참 신선합니다.

중학교 교과서에 실렸었나요? 'Who has seen the wind?' (누가 바람을 보았을까요?)라는 시를 지은 1800년대 영국의 유명한 여류 시인 크리스티나 로제티(Christina Rosetti), 그녀의 시 'What can I give Him?'에 캐롤 심발라가 곡을 붙인 이 곡은 'I'll give Him My heart'와 접속곡으로 연결됩니다. 이 곡은 Matthew Wooten이라는 귀여운 어린이 솔로로 시작하여 미성의 어린이 합창단이  아름답게 수 놓은 곡입니다.

'O Holy night'은 우리가 아는 캐롤 '오 거룩한 밤'이 아니라 동명의 다른 곡인데 멜로디 라인이 미려하고 후렴의 'O holy night' 부분은 나도 모르게 입에서 흥얼거리게 되는 쉽게 입에 붙는 곡입니다.

이 앨범의 백미라고 부르고 싶은 'Birthday of a King'은 음악적 구성과 완성도가 뛰어납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 그리고 오보, 플룻이 솔로로 교차하면서 멋진 인트로를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바로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듯한 스트링 연주가 다시 멋지게 지나가면 후렴에서 우드윈드계열의 관악기 진행은 마치 심장을 터뜨릴 듯 벅차게 합니다. 이어서 간주의 웅장한 브라스가 휘몰아치고 합창단의 복스(Vox)가 압도하면서 이 노래의 클라이막스가 최고조가 되면 사라질 듯 말듯 스트링과 윈드가 여운을 남기며 곡이 마무리 됩니다. 이 곡은 합창과 조화를 이룬 한편의 심포니를 감상한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대곡입니다.

대곡이 마치면 CD 트랙은 곧장 다음 곡인 'Worship Medley'로 넘어가지만 흐르는 음악은 이 곡의 전주라고 하기에 거리가 먼 연주입니다. 마치 앞 곡의 거친 바람이 몰아친 뒤, 클래식에서 곡과 곡 사이에 삽입하여 청중들의 휴식을 유도하는 인터루드(Interlude) 느낌의 연주가 1분 30초 가량 진행됩니다. 음악은 플룻과 스트링으로 잔잔하게 흐르다 강한 스트링으로 페이드인(Fade-In)되면 워십 메들리가 시종일관 주님의 탄생을 잠잠히 묵상하며 경배하게 합니다. 이 앨범을 감상하면서 이 시간이 가장 평온한 시간입니다.

마지막 곡인 'His Plan'은 예수님의 탄생의 배경과 과정들을 서사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계획이었음을, 하나님의 일하심이란 것을 선포하는 곡입니다. 어쩌면 악이 승리할 것처럼 보이는 상황가운데에서도 여전히 하나님은 일하시고 결국은 하나님이 자신의 계획을 이루신다는 선포의 결말을 갖는 곡입니다.

뮤지컬 형식을 띠고 있는 앨범이어서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주제에 제대로 초점을 맞춘 구성과 편곡이 돋보이는 이 앨범은 또 다른 크리스마스 앨범을 언제 선보일지, 이보다 나은 것이 또 나올 수 있을지 기대하게 되는 명반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